의제보고서

SDGs 책모임 후기 최재천의 곤충사회』 : 139~166p.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0 5 10.18 17:42

읽은 날: 2024.10.17()

 

개미에게 배우는 지혜

 

개미는 아무리 파고들어도 새로운 게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아주 신기한 동물이다. 개미 사회는 몽땅 암컷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왕도 암컷, 일개미도 암컷입니다. 소수에 불과한 수컷은 순전히 짝짓기용에 불과합니다.

 

개미 사회에는 정략적 동맹, 합종연횡이 굉장히 흔합니다. 몸집을 불려 다른 나라를 정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다 천하를 평정하고 나면 서로를 숙청하는 피비린내 나는 정쟁이 벌어집니다.

 

대부분의 개미들은 땅 속에 나라를 건설하는데, 아즈텍개미라는 놈은 대나무처럼 속이 빈 트럼핏나무 속에 나라를 만듭니다.트럼핏나무는 개미들이 입주하면서 다른 해충들이 접근하지 못하면서 속이 꽉 찬 나무들보다 더 번성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를 공진화라고 합니다. 두 종이 서로에게 유익을 제공하며 함께 진화한다는 뜻입니다.


인간과 가장 비슷한 동물은 무슨 동물일까요? 영장류 중에서 침팬지와 보노보입니다. 유전자가 거의 99% 일치합니다. 그런데 인간만 할 줄 알고 침팬지는 하지 않는 행동, 그 모든 행동이 개미 사회에서는 다 벌어집니다. 개미는 농사를 지을 줄 알고, 낙농업을 하고, 대규모 전쟁을 일으키고, 노동력이 부족하면 이웃나라 개미들을 잡아다가 노예로 만들어 부리기도 합니다. 아주 고차원적인 분업 제도도 존재합니다. 이 정도면, 이 세상에서 인간과 가장 비슷한 동물은 개미 아닐까요?

 

개미는 어떻게 지구에서 성공한 동물이 되었을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자는 협동이라고 말합니다. 이 세상에 이런 수준의 협동을 할 줄 아는 생물이 인간, 개미, 흰개미, 꿀벌 정도입니다. 지구상에서 성공한 생물을 꼽는다면 인간, 개미, 꿀벌, 흰개미 순서입니다. 협동하는 자가 이긴다는 뜻입니다.

 

협동하려면 희생이 따릅니다. 희생은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자발적으로 하는 거죠. 우리나라에는 없는 거북이개미라고 하는 놈은 머리에 쟁반 같은 것을 이고 있습니다. 이놈은 태어나면 평생 굴 문을 지킵니다. 보초 서는 개미입니다. 다른 나라 개미가 와서 두드리면 절대 문 안 열어줍니다. 암호가 맞지 않기 때문이죠. ‘꿀단지개미는 살아 있는 저장고 역할을 합니다. 자기 몸에 100배가량 먹거리를 저장하다가 더 이상 저장할 수 없으면 다시 게워줍니다. 저장하는 몇 달 동안 그 개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해 보십시오.

 

동물계에서 아동 착취를 하는 동물이 딱 둘입니다. 인간과 개미. 그런데 개미들은 우리 인간과 달리 착취하는 애벌레들을 특수한 방에서 따로 키운다고 하네요. 착취의 대가로 확실한 사회보장을 해 주는 겁니다.

 

지구상에는 농사를 지을 줄 아는 동물이 셋 있습니다. 인간, 개미, 흰개미입니다. 우리 인간이 농사를 지은 것은 만 년 남짓됩니다. 그런데 잎꾼개미의 농장에서 길러지고 있는 버섯의 DNA를 조사해봤더니, 6천만 년 동안 농사를 지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개미는 온갖 다른 생물과 공생하고 삽니다. 식물 중에는 꽃 안에는 물론 꽃 밖에도 꿀샘을 가진 식물이 있습니다. 꽃 안에 있는 꿀샘은 벌과 나비를 위한 것이고, 꽃 밖에 있는 꿀샘은 개미를 위한 것입니다. 개미 덕분에 이 식물에는 아무도 얼씬거리지 못합니다. ‘쇠뿔아카시아라는 열대지방의 식물은 뿔이 큰데 개미가 살도록 그 안을 비우고 삽니다. 집만 주는 게 아니라, 이파리 끝에 단백질이 풍부한 물질을 만들어서 매달아 놓습니다. 이렇게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제공받은 개미는 온갖 초식 곤충을 다 잡아 죽입니다. 실험 결과, 개미를 입주시킨 아카시아는 주변 5m 내에 다른 식물이 살지 못합니다. 그러니 그 나무는 혼자서 물 빨아당기고, 햇빛 받으며 제일 먼저 큽니다. 이들이 얼마나 이렇게 공진화하면서 살아왔는지 조사해보니, 무려 5천만 년 정도 됩니다. 놀라운 일이죠. 그래서 다윗 왕의 아들 솔로몬은 구약성경 잠언 66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게으른 자들아, 개미에게 가서 그가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중국 사람들도 개미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개미를 한자로 ()’라고 표기합니다. 의로울 ’, 곤충 을 붙여 놨습니다. 이미 3~4천 년 전에 개미를 가리켜 의로운 곤충이라고 얘기한 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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