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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의 편리함을 버리고 비닐을 덜 버려야 할 때

오지현 SDGs 시민기자 0 598
한해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비닐봉투는 235억 개
불필요한 비닐을 거부하고, 생활 속 비닐 사용 줄이는 습관 필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사회 구성원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2022년 11월 24일부터 환경부의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정책이 시작됐다. 2018년 시행한 '일회용 컵과 비닐봉투의 사용 저감' 제도의 대상이 되는 일회용품을 확대하고 업종별 준수 사항을 강화한 정책이다. 카페나 음식점에서 일회용 컵이나 빨대, 접시, 용기, 수저, 포크 등의 사용이 억제되며, 목욕탕에서는 일회용 칫솔, 치약, 면도기 등의 무상제공이 금지된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의 일회용 봉투나 쇼핑백 사용이 억제되고, 슈퍼나 편의점 등에서는 일회용 봉투나 쇼핑백의 무상제공을 할 수 없다.


 그린피스의 발표에 따르면 한해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비닐봉투는 235억 개, 일 인당 460장이다. 사실 비닐봉투가 일회용으로 쓰이는 것은 굉장한 모순이다. 60년 전 종이봉투 사용으로 인해 많은 나무가 베어지는 것을 보고 종이봉투 대신 다회용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발명한 것이 비닐봉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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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지역 한 마트의 채소코너. 비닐에 소포장 되어 채소들이 진열되어 있다. 

 

 비닐은 원하지 않아도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채소를 하나 사더라도 비닐에 담긴 채소를 사야 하는 데다가, 상품의 청결을 위해 과도하게 비닐로 포장한 제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2019년 베트남의 유통업체 사이공 쿱(Sagion Co.op)에서는 이런 과도한 비닐 사용을 줄이기 위해 바나나잎에 채소류를 포장하여 판매했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2025년까지 일회용 비닐봉투의 사용을 금지하는 순환 경제 개발 계획을 의결하였고, 베트남의 많은 기업은 바나나잎이나 옥수숫가루로 만들어져 자연분해 되는 친환경 소재로 만든 포장재를 사용하고 불필요한 제품 포장을 자제하고 있다.



 비닐 사용 자제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에 반발한 소비자 사례도 있다. 2020년 우유에 붙어있는 비닐에 포장된 빨대들을 모아 우유 사회에 반환하는 '빨대 어택'이 있었다. 불필요하게 붙어있는 빨대와 비닐 포장을 없애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였다. 빨대 어택을 받은 매일유업은 이를 받아들여 빨대를 부착하지 않은 우유 제품을 내놓았다. 롯데칠성은 업계 최초로 비닐 라벨을 없앤 생수를 출시했는데, 이 생수는 출시 1년 만에 판매량이 6배 늘었다. 소비자들이 나서서 불필요한 비닐을 거부하고, 비닐을 없앤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면서 비닐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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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의 한 아파트의 설치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기기와 음식물 폐비닐 수거함 


 춘천시는 2015년 음식물 쓰레기 봉투 대신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RFID 방식을 시범 도입했고, 2022년 현재 98개의 아파트 단지에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장치 설비가 보급됐다. 용기를 사용하여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한다면 비닐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비닐을 사용하여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있어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기기 옆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담아온 비닐 봉투를 버리는 수거함이 설치되어 있다.

 춘천시청 자원순환과 유지나 주무관은 비닐로 된 음식물 쓰레기봉투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아파트에 음식물 종량제 장치 설비를 지속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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